우리 마음이 혼란하고 급해졌을 때 찾는 책
문화/책 2018. 12. 14. 16:52 |나는 어떤 일을 할 때면 정리를 하는 습관이 있다. 주변을 정리하면서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다. 마음이 혼탁해서 정신이 없다면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 없다.
사람은 항상 건강한 마음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 주위에서 시도 때도 없이 내 감정에 영향을 준다. 그런 것들이 무의미 하거나 부정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하여튼 이런 저런 일들로 내 마음은 들쑥날쑥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살다보면 입던 옷을 널부러 뜨리거나 먹던 음식을 치우지 않고, 쓰레기통은 비우지 않아 넘쳐 흘르는 집 안과 같은 상태가 된다.
그 정도가 약하면 샤워를 하고, 주변을 정리하면서 마음을 가다듬겠지만, 그 정도가 심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 책을 읽는다. 영어로는 'Take your time' 이고, 한국어로는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이다.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마다 가끔씩 이 책을 펼쳐본다. 대략 20년 전부터 읽은 것 같은데 펼칠 때마다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겉보기에는 대단한 내용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한 문장 한문장 읽다 보면 그 효과가 실감 난다.
최근에는 읽을 일이 별로 없어서 이 책의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효과, 추억은 또렷하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가라앉게 해준다. 무언가 다시 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준다.
한 문장으로 이 책의 전부를 표현할 수 없다. 그렇지만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꼽아보겠다. 한 번에 한 가지이다. 저자의 손자가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었는데, 그것은 밥을 먹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처음에는 뭐지? 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때 부터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한 번에 하려고 하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한 가지 일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내가 책을 읽기 전에도 이렇게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는 것을 싫어했던 사람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책을 읽고 난 이후에는 그러한 행동을 싫어한다. 꼭 한 번에 한 가지 일을 한다. 집중의 중요성을 항상 염두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잠자는 시간을 빼고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활동하는 데에 사용한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이런 생각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내가 오늘 뭐했지? 내일은 좀 더 열심히 해야지.' 그렇다. 우리는 하루 종일 나름 열심히 움직였지만, 자신에게 크게 의미 있는 일을 하지 못했다. 효과도 없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을 하면 의미 없는 일이라도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가고 우리가 움직인다고 해서 그것이 시간을 사용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가 원하는 일만을 정해진 시간 안에 진행해야 진정으로 시간을 사용한 것이 아닐까?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에서는 멋지게 사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감에 있어 좀 더 평온해지는 법을 알려준다. 행복과 불행은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오기도 하고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내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것은 내 의지면 충분하다. 평온한 삶의 태도를 지니고 있을 때 우리는 어떠한 불행이더라도 이겨낼 수 있고, 어떠한 행복이라도 적절하게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화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늦잠을 잤을 때 실천 가능한 유동적 시간계획표에 대해 (0) | 2018.12.20 |
---|---|
잡설 - 잡다한 이야기 (0) | 2018.12.18 |
자신의 잣대로 남을 평가하지 않도록 하자 (0) | 2018.12.17 |
역사는 암기의 대상이 아닌 생각의 재료 (0) | 2018.12.16 |
지성과 신비의 아이러니스트. 토마스 평전을 읽고 (0) | 2018.12.15 |